
우리가 흔히 “맹장은 쓸모없다”고 배워왔다. 그래서 (맹장염)충수염이 생기면 단순히 떼어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의학 연구에서는 이 기관이 단순한 잔재물이 아니라 면역과 장내 균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외과의사들은 수련 과정에서 수많은 맹장 수술을 경험한다. 대장암이나 다른 복부 수술을 할 때도 종종 ‘덤’으로 맹장을 함께 절제하는 경우가 있었다. 과거에는 그만큼 ‘쓸모없는 기관’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충수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줄면서, 단순히 생명을 구하는 수술로만 여겨지던 맹장 절제가 점차 재평가되고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충수돌기는 장내 유익균을 저장하는 일종의 ‘미생물 저장소(reservoir)’ 역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