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숙변은 없다. 여기서 말하는 "숙변"은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대장 곳곳에 쌓여 있는 대변을 말하는데 사실 이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그 정도의 기간 동안 대변이 장에 머물러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숙변이란 용어가 한의학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사실 숙변이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시작되었다.
1930년대 단식 위주의 민간요법을 연구한 일본의 니시 가츠초라는 자연의학자가 주장한 개념이다.
그 당시에 아주 큰 인기를 끌었으며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내려오게 되었다.
1980년 후반부터 대장 내시경이 개발되어 티비 방송에서 대장 내시경으로 실제 장에서 나오지 못한 대변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부분은 뒤에서 설명)
10년 동안 배출하지 못한 숙변을 제거해야 몸속 독소를 배출할 수 있다는 등의 자극적인 주제로 방송도 했었다.
이때부터 장에서 오랜 기간동안 배출되지 못한 대변을 숙변으로 부르기 시작했으며 아직도 이것을 믿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요즘은 숙변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숙변이란? 장속에 배출되지 못한 묵은 변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내용을 더 살펴보면 변비로 배변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은 변을 지칭하고 있다. 즉, 변비가 심한 상태를 숙변으로 정의하고 있다.
변비가 있으면 유해균이 증식하고 유익균이 감소하기 때문에 장 내 환경이 안 좋아지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 변비가 유해하다는 것은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 장의 내벽은 장 점액질도 덮여 있어 미끈미끈하다. 그리고 연동운동으로 계속 움직이고 있고 세포 분열로 내벽이 끊임없이 교체되어 숙변이 자리잡을 수가 없다. 길어봐야 15일 이내에 대변은 장 밖으로 배출된다.
숙변이 없다는 가장 큰 증거는 바로 내시경이다. 1980년 후반부터 내시경 촬영 내용을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으며 2002년부터는 고화질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시경으로 아무리 살펴봐도 지금까지 숙변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럼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생긴다. 일본 방송에서 보여준 장 속에서 배출되지 못하고 곳곳에 박혀 있던 변은 무엇인가?
그것은 숙변이 아닌 게실염이라고 하는 병이다.
게실이란? 심한 변비로 장에 가스가 많이 차서 장에 압력이 높아지면 장속에 가장 약한 부위가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풍선처럼 부풀게 되는데 장 안에서 봤을 땐 구멍이 생긴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생긴 공간(게실)에 대변이 쌓이고 염증이 생기는 병을 게실염이라고 하며 심하면 장에 천공이 생길 수 있다.
※ 대장 게실염이란?
https://docall.tistory.com/309
일본 방송에서 보여준 숙변 영상은 게실에 변이 들어가 있던 것이었다.
게실에 대변이 15일 이상 박혀 있다면 염증이 생겨 장에 빵구가나서 극심한 통증이 생기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그러니 10년 동안 배출되지 못한 숙변이라는 것은 거의 유사과학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지금도 숙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예전처럼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배출되지 못한 대변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15일 정도 배출되지 못한 변비 정도로 이야기하고 있다.
만일 주변에 수개월 수년동안 숙변을 제거하는데 특효약이라고 마케팅하는 분이 계시다면 사기에 가깝다고 본다.
'Nature and Peop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코넛워터 효능(심장건강, 혈당조절, 신장건강, 당뇨병 예방)과 부작용은? / 코코넛 밀크와 워터의 차이점 (0) | 2022.07.24 |
---|---|
만성질환이며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루푸스(lupus)병이란? 증상과 관리방법 및 치료법은? (0) | 2022.07.23 |
방울 양배추 효능(위궤양, 암예방, 다이어트, 당뇨병 예방, 피부미용 등)과 먹는법 (요리법, 레시피) (0) | 2022.07.06 |
여름철 대표적인 피부질환인 땀띠와 콜린성 두드러기 구분법과 치료법 (0) | 2022.07.04 |
비만과 관절염을 일으키는 나쁜 독소 습담이란? 습담제거하는 방법과 습담에 좋은 음식은? (0) | 2022.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