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나이와 상관없이 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어떤 종류의 혈압약을 먹고 있는지, 또 그 약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혈압약은 종류가 다양하지만, 의학적으로는 기전(작용 방식)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바로 A, B, C, D다.
이 네 가지의 기본 원리만 알아도, 자신의 약을 훨씬 잘 이해할 수 있다.

A : ARB / ACEI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 대표 약물 : 로자르탄(Losartan), 발사르탄(Valsartan), 텔미사르탄(Telmisartan), 캔데사르탄(Candesartan), 에날라프릴(Enalapril), 리시노프릴(Lisinopril) 등
- 기전 : 안지오텐신이라는 혈관 수축 호르몬의 작용을 막아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압을 낮춘다.
- 효과 : 신장(콩팥) 보호, 심장 부담 감소, 뇌졸중·심부전·심근경색 위험 감소
- 추천 대상 :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 당뇨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있는 사람, 심부전이나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
‘~탄’으로 끝나는 약 이름(로자르탄, 발사르탄 등)은 대부분 A 계열이다.
‘~프릴’로 끝나는 약(에날라프릴, 리시노프릴 등)은 ACE 억제제(ACEI)로 같은 계열이다.

B : 베타차단제 (Beta Blocker)
- 대표 약물 : 비소프롤롤(Bisoprolol), 카르베딜롤(Carvedilol), 아테놀롤(Atenolol), 네비볼롤(Nebivolol) 등
- 기전 : 심장의 ‘베타 수용체’를 차단해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하고 수축력을 낮춰 심장을 ‘쉬게’ 해준다.
- 효과 : 심근경색 후 회복, 부정맥(심방세동 등) 안정화, 협심증, 울혈성 심부전 치료
- 특징 : 일부 약물(네비볼롤 등)은 혈관 확장과 발기부전 개선 효과도 있다. 심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보호 효과가 크지만, 천식·서맥 환자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
B 계열 약은 이름이 ‘~롤롤(lol)’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약 포장에 심장 모양이 그려진 경우도 있는데, 그 이유는 ‘심장을 쉬게 하는 약’이기 때문이다.

C : 칼슘채널차단제 (Calcium Channel Blocker)
- 대표 약물 : 암로디핀(Amlodipine), 펠로디핀(Felodipine), 라시디핀(Lacidipine), 딜티아젬(Diltiazem) 등
- 기전 : 혈관벽의 칼슘 통로를 차단해 혈관을 부드럽게 확장시킨다.
- 효과 : 혈압 감소, 협심증 예방, 말초혈액순환 개선
- 추천 대상 : 손발이 차거나 저린 사람, 말초 혈류가 부족한 사람, 수축기 혈압(윗혈압)이 높은 사람
‘~핀(pin)’으로 끝나는 약 이름(암로디핀, 펠로디핀 등)이 대부분 C 계열이다.
대표 브랜드로는 ‘노바스크(Norvasc)’가 있다.

D : 이뇨제 (Diuretic)
- 대표 약물 : 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Hydrochlorothiazide), 인다파미드(Indapamide) 등
- 기전 : 소변으로 수분을 배출시켜 체내 체액량을 줄이고 혈관 압력을 낮춘다.
- 효과 : 부종 완화, 수축기 혈압 조절, 뇌졸중 예방, 칼슘 배출 감소(골다공증 예방 효과)
- 추천 대상 : 몸이 자주 붓는 사람, 심부전이나 신부전 환자, 수축기 혈압이 유독 높은 사람
D 계열은 흔히 복합제 형태로 함께 사용된다.
예: 로자르탄 +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 “로자르탄 플러스”
이름에 ‘플러스(Plus)’가 붙으면 대개 이뇨제가 함께 들어간 경우다.

복합제의 개념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을 때는 두 가지 계열을 섞은 복합제가 처방된다.
예를 들어,
A + C : 텔미사르탄 + 암로디핀 (Ex. 텔미스AC, 노바스크-플러스 등)
A + D : 로자르탄 +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Ex. 로자르탄 플러스)
B + C : 심장 질환이 있으면서 혈압이 높은 경우
이처럼 한 알에 두 성분이 들어간 약은 복용 편의성과 혈압 조절 효율을 높인다.

혈압약을 먹는 이유는 단순히 ‘혈압 수치 낮추기’가 아니다.
심장, 신장, 뇌혈관을 보호해 합병증을 막는 것이 진짜 목적이다.
따라서 약 이름 뒤의 ‘탄’, ‘프릴’, ‘롤롤’, ‘핀’, ‘플러스’ 같은 힌트를 알고 있으면, 자신이 어떤 계열의 약을 먹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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