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맹장은 쓸모없다”고 배워왔다.
그래서 (맹장염)충수염이 생기면 단순히 떼어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의학 연구에서는 이 기관이 단순한 잔재물이 아니라 면역과 장내 균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외과의사들은 수련 과정에서 수많은 맹장 수술을 경험한다.
대장암이나 다른 복부 수술을 할 때도 종종 ‘덤’으로 맹장을 함께 절제하는 경우가 있었다.
과거에는 그만큼 ‘쓸모없는 기관’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충수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줄면서, 단순히 생명을 구하는 수술로만 여겨지던 맹장 절제가 점차 재평가되고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충수돌기는 장내 유익균을 저장하는 일종의 ‘미생물 저장소(reservoir)’ 역할을 한다.
장염이나 항생제 사용으로 장내 세균이 급격히 줄어들면, 맹장 안에 남아 있던 유익균들이 다시 장으로 퍼져 나가 장내 균형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즉, 맹장은 장내 미생물의 ‘안전지대’ 역할을 하며, 감염성 설사나 장내 세균 불균형 후의 회복을 돕는 보호 장치로 작동한다.
또한 이 부위에는 면역세포가 풍부하게 분포해 있어, 면역 기능의 발달과 조절에도 관여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맹장을 제거한 사람들에게서 특정 자가면역 질환이나 장 질환의 위험이 다소 높다는 연구도 보고된 바 있다.

과거에는 ‘쓸모없는 꼬리’로 여겨졌던 충수돌기가 사실은 우리 몸의 장 건강과 면역 균형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관이었다.
따라서 단순히 예방 목적으로 맹장을 미리 제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가능하다면 보존하는 것이 좋다.
몸속의 모든 기관에는 나름의 이유와 역할이 존재한다.
맹장 역시 그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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