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에 물린 줄 알았는데 극심한 가려움과 큰 상처를 남기는 심상치 않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모기가 아닌 흡혈파리(먹파리)를 의심해봐야 한다.
먹파리는 날카로운 입과 은빛 날개 그리고 다부진 앞다리를 가지고 있다.
먹파리는 샌드플라이(모래파리)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샌드플라이는 나방파리과의 일종이고 먹파리는 먹파리과 파리의 총칭이다.
둘 다 흡혈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정확히 따진다면 둘은 다른 종류의 곤충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모든 흡혈 파리를 지칭하는 단어로 샌드플라이가 사용되고 있다.
미국은 등엣과, 좀모기과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먹파리과
아프리카에서는 나방파리과
이렇게 지역마다 다른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는 진짜 샌드플라이가 보고된 사례는 거의 없으며 약 20 여종이 분포되어 있는 먹파리의 일종일 확률이 매우 높다.
주로 6월~9월에 활발한 활동을 하며 캠핑장, 바닷가, 낚시터 등 물가에서 출현한다.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개체 수가 급증하고 있다.
<벌레 기피제>
◈ 먹파리 공격과 증상
1. 물어뜯기
먹파리의 주 무기는 핑킹가위 같은 입이다.
모기와 달리 피부조직을 물어뜯고 찢는다.
모기보다 큰 상처를 남기며 피부를 더욱더 가렵게 만든다.
상처부위는 검은 피딱지가 생기고 짙은 흉터가 남는다.
2. 은신술
먹파리는 모기보다 작다. 거의 1/3 정도로 작아서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모기 : 5~15mm
먹파리 : 1~3mm
이동할 때 소리가 나지 않고 매우 빨리 공격하고 사라진다.
3. 극심한 가려움
일반 모기에게 물렸을 때의 가려움보다 이십 배 더 가려움을 호소하며 열이 많이 난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가려움증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피가 날 때까지 긁는다.
심할 경우 물린 자리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 피부가 망가지기도 한다.
먹파리가 흡혈할 때 분비하는 침은 심각한 통증을 유발한다.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퉁퉁 붓기도 한다.
먹파리의 침성분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물린 상처는 1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4. 2차 감염 위험
먹파리가 매개하는 병으로 회선사상충증이 있다.
※ 회선사상충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분포하는 먹파리가 매개하며 기생충은 상처부위뿐만 아니라 전신으로 이동할 수 있다. 만약에 눈으로 이동하면 망막을 손상시켜 실명할 수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회선사상충증으로 실명하는 인구가 1년에 약 1만 명정도 된다.
현재 국내에서 서식하는 먹파리를 퇴치하기 위한 특별한 방역조치가 없다.
아직 매개하는 감염병이 보고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모기와 먹파리는 같은 수서곤충이지만 모기는 고인 물에서 먹파리는 흐르는 물에서 알을 낳기 때문에 먹파리는 별도의 방역조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에서는 먹파리가 치명적인 감염병이나 해를 끼친 공식적인 사례가 없어서 별도의 살충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질병을 전파할 수 있는 매개체가 있기 때문에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 수서곤충 : 애벌레 시절이나 일생의 전부를 민물에서 사는 곤충
현재로선 각자가 조심하는 것만이 최선이다.
먹파리의 공격을 피하려면?
물가에 갈 때는 벌레 기피제를 사용하고 피부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다리를 주로 공격하기 때문에 반바지 대신 긴바지를 입는 것이 좋으며 긴소매 옷을 입는 것이 안전하다.
만일 먹파리에게 물렸다면 열을 식히기 위해 차가운 얼음찜질로 응급 처치하고 피부과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흉터와 통증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2차 감염이 되지 않도록 물이나 흙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