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에서 추출한 독을 봉독이라고 한다.
봉독은 고대 이집트 의서에서조차 언급될 정도로 의료용으로 사용된 지가 수천 년이나 되었다.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봉독을 신비의 의약이라고 말했다.
약 2200년 전 중국 고대 의서에서는 봉독의 추출방법과 남성 성기능 개선의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슬람 경전 코란에는 봉독이 벌꿀과 함께 인체에 아주 이로운 물질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봉독에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성분을 제거하고 약성분만 추출하는 기술까지 발전하여 의료용으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봉독이 주목받는 이유가 자가면역치료에 강한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 자가면역질환이란?
몸을 지키고 치료해 주던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균형이 깨지면서 몸의 종기조직이나 세포를 항체가 공격하는 질환이다. 즉, 몸의 면역체계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봉독은 교통사고 후유증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교통사고 당시에는 괜찮았지만 시간이 흘러 구역감, 소화불량, 어지럼증, 숨이 차는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충격에 의해 생긴 어혈이 몸속에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봉독의 성분 중에는 피를 맑게 하는 용혈작용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어혈 제거에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신경통과 진통 완화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봉독 속에는 약 40여 가지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멜리틴(Mellitin)이라는 성분이 약 50% 정도 차지하고 있다.
멜리틴은 강한 용혈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1. 항균작용
멜리틴은 세포막을 파괴하거나 세포 내부의 독성 물질을 방출하여 세균을 사멸시키는 작용을 한다.
광범위한 세균 종에 대하여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2. 항염 작용
멜리틴은 염증 작용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억제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인 프로스타글라딘의 생성을 감소시켜 염증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준다.
염증성 질환 예방과 치료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3. 항암작용
멜리틴은 세포막을 파괴하고 세포 내부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저해하여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다양한 암 치료제로 연구개발되고 있는 중이다.
4. 면역 조절 작용
멜리틴은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켜 면역 세포의 증식을 촉진시키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그 결과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자가면역질환 등과 같은 다양한 면역 질환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5. 혈액순환 촉진
멜리틴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액의 유동성을 증가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준다.
이 외에도 여러 성분을 가지고 있다.
1. 아파민 : 신경통 완화, 진통완화, 항염증, 면역 작용
2. 포스폴리파아제 A2 : 세포 조직의 분해, 용혈, 촉매 작용
3. 도파민 : 신경전달물질
4. 펩타이드 외 40여 가지 성분 : 항염증과 항균 작용, 강력한 진통작용, 면역증강
◈ 봉독은 어떻게 추출할까?
봉독은 벌의 침에서 나오는데 미세 전류가 흐르는 봉독 채집기를 벌집 앞에 설치하여 봉독을 채집한다.
봉독 채집기는 벌이 침을 찔러도 꽂히지 않는 구조로 만들어 벌이 죽지 않고 독만 빼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전원을 넣으면 채집기에 미세 전류가 흐르게 되는데 적의 공격으로 인식한 벌이 무서운 기세로 몰려와 채집기에 독침을 쏘우기 시작한다.
벌 한 마리에서 채집할 수 있는 봉독의 양은 0.3mg으로 극소량이다.
보통 채집기 20개 정도 작업하면 하루 9g 정도 생산할 수 있다.
채집한 봉독을 약으로 사용하려면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1. 멸균수에 채집한 봉독을 녹여 꽃가루와 입자가 큰 불순물을 1차로 걸러 낸다.
2. 0.2㎛ 멤브레인 필터를 이용하여 불순물을 2차로 걸러내어 봉독을 좀 더 순수하게 만든다.
3. 2차로 걸러낸 봉독을 여러 개의 용기에 나눠 담아 동결건조시킨다.
이렇게 얻은 봉독은 순수 봉독에 가깝다.
봉독은 항균, 항염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험에 의하면 페니실린보다 1,000배 이상의 항균력과 항염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야말로 천연 항생제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을 수 있는 양이 매우 극소량이라서 금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정제된 봉독 1g이 예전에 수입할 때는 200만 원 정도 거래되었는데 국산화되면서 40만 원 정도로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다.
봉독은 각종 제품에 활용되기도 한다.
꿀, 화장품, 식품 등에 봉독을 소량 첨가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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