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환자는 실제로는 두 가지 병과 싸우고 있다.
간암뿐만 아니라 간기능장애와 싸우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다른 암에 비해 간암의 생존율이 떨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간기능장애로 항암치료를 마음껏 할 수가 없고 간경화 자체로도 사망률이 높기 때문이다.
개인차이가 있지만 간암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간 기능저하, 간부전, 간경화, 복수, 정맥류, 간성혼수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간경화 없이 간암이 먼저 생긴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간경화를 거쳐 간암과 간기능저하까지 생긴 사람도 있다.
이렇게 간암과 동반되는 증상에 따라 식단도 달라질 수 있다.
1. 간경화가 동반된 간암
▶ 피해야 할 음식은?
비위생적인 음식, 회와 같은 날 음식을 피해야 한다. 사실 이것은 모든 암환자에게 해당된다.
항암치료를 하면 면역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날 음식이나 비위생적인 음식을 먹으면 감염될 확률이 높아진다.
심지어는 과일조차도 못 먹게 하는 경우가 있다.
치료가 끝났다하더라도 병력이 있는 사람은 평생 회와 같은 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음식은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2. 간기능저하, 간부전이 동반된 간암
▶ 피해야 할 음식은?
일반적인 약의 경우는 성분에 대한 용량을 정확하게 알 수가 있기 때문에 어떠한 증상에 대한 예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즙이나 달인 물은 정확한 성분의 용량을 알 수가 없어 예상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미나리가 간에 좋다 하여 미나리즙을 내어 먹게 되면 고농축 된 성분의 정확한 용량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상할 수 없다.
간이 좋지 않을 때는 이러한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오히려 간에 독이 될 수 있다.
영양제는 기본 영양제를 제외하고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 기본 영양제 :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등
기본 영양제라도 고농축, 고용량, 활성비타민 등과 같은 제품은 피해야 한다.
만성 간질환이 있는 사람은 비타민 B1, 비타민 B12, 엽산, 비타민 A, 비타민 D, 비타민K, 아연, 셀레늄, 마그네슘 영양소가 매우 결핍되어 있다.
특히 간경화 환자에서 비타민 D 결핍은 사망률을 높이고 예후를 좋지 않게 한다.
비타민 D는 하루 2,000IU 정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음식으로 섭취하기 힘들기 때문에 영양제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일반 비타민 D를 섭취하고 있지만 수치가 낮게 나온다면 주치의와 상의하여 다른 형태의 비타민 D를 처방받아서 섭취해야 한다.
간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밀크씨슬은 사실 병원에서 처방하고 있는 레가론과 성분이 거의 같다. 간이 좋지 않을 때 처방을 받아 레가론을 먹는 것이 안전하고 경제적이라 하겠다.
3. 복수를 동반한 간암
▶ 피해야 할 음식은?
복수가 있는 환자에게 처방되는 이뇨제는 고칼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혈중 칼륨농도가 높으면 심정지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칼륨성분이 높은 시금치는 데쳐서 먹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
※ 칼륨성분이 높은 식품
시금치, 미나리, 양송이버섯, 늙은 호박, 죽순, 머위, 부추, 쑥갓, 근대, 아욱, 잡곡류, 감자, 고구마, 콩류, 토란, 밤, 초콜릿, 캐러멜, 로열제리 등이 있고 과일에는 토마토, 바나나, 참외, 멜론, 건과일(건포도, 곶감 등), 천도복숭아, 키위 등이 있다.
※ 저염식
복수 환자는 저염식이 필수다. 저염식은 복수조절뿐만 아니라 혈압관리와 신장을 보호하는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간이 안 좋은 환자가 신장이 나빠지면 치료할 방법이 없어진다.
김치와 국물 음식은 피해야 한다. 건강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것이 좋다.
4. 정맥류를 동반한 간암
간경화로 간이 딱딱해지면 혈액이 잘 통하지 못해 간문맥 고혈압이 오고 혈관이 상대적으로 약한 식도나 직장의 정맥에 압력이 높아져 늘어나게 된다.
이것을 식도 정맥류, 직장 정맥류라고 한다.
부풀어 오른 정맥이 약해져 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출혈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 저염식을 통한 혈압관리
- 식도 정맥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부드러운 음식 혹은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맵고 거친 음식이나 카페인 혹은 탄산 등은 피해야 한다.
- 직장 정맥류, 항문 정맥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음식, 충분한 식사량, 충분한 수분섭취, 신체활동을 통해 변비관리를 잘해야 한다.
특히 식사량이 충분해야 한다. 식사량이 적으면 변비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5. 간성혼수를 동반한 간암
간성혼수는 체내 암모니아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간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때는 단백질을 소화하는 과정에 발생한 암모니아를 간에서 요소(UREA)가 만들어지고 소변으로 배출되게 된다. 하지만 간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 암모니아가 쌓이게 되고 혈액을 통해 뇌에 영향을 주게 된다.
가볍게는 헛소리를 하거나 성격이 바뀌며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단백질을 제한해야 할까?
단백질이 결핍되면 근감소증(sarcopenia) 혹은 저알부민혈증이 올 수 있고 단백질이 과잉되면 간성혼수에 빠질 수 있다.
※ 간성혼수 단계
1단계
약간의 이상행동을 하며 수면장애로 인해 불면증이 생기며 반응이 느리고 자제력이 약해진다.
2단계
1단계보다 조금 더 심한 상태로 날짜와 시간을 혼동하고 양팔을 쭉 펴서 손끝을 위로 향하고 손바닥을 앞으로 향하도록 펴면 손끝이 떨리거나 아래로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인격 장애가 나타나 성격이 난폭해지고 공격적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3단계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가 되고 강한 자극을 주어야만 눈을 뜨고 반응할 정도이다.
4단계
Coma(혼수상태), 자극에 대한 반응이 없고 뇌부종이 심하다.
1,2 단계에서는 단백질 제한을 하지 않는다.
3 단계에서도 단백질 제한을 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단백질 제한을 일시적으로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간성혼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변비이다.
간성혼수로 병원에 오는 사람 대부분이 변비로 며칠 동안 변을 보지 못한 사람이 많다.
변을 보지 못하면 장에 암모니아가 쌓이게 되고 혈액을 통해 뇌에 영향을 주게 된다. 그래서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음식, 충분한 식사량, 충분한 수분섭취, 신체활동을 통해 변비관리를 잘해야 한다.
변비약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변이 나오지 않으면 관장을 해야 한다.
다양하고 풍부한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여 파이토케미컬과 비타민 그리고 미네랄과 식이섬유소를 잘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다.
절인 야채보다는 생야채 그대로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샐러드를 매끼마다 습관적으로 먹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공복시간이 길어지지 않도록 자기 전에 간단한 야식을 먹는 것이 좋다.
결론적으로 간암 환자는 골고루 다양한 식품을 다양한 조리법으로 충분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어떤 것이 간에 좋다 하여 그 하나에 집중하는 것은 아주 좋지 않다. 모든 식품은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리스크를 분배해야 한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바나나는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변비에 좋고 목 넘김이 부드럽기 때문에 간성혼수와 직장정맥류 및 식도정맥류에 좋은 음식이다. 그리고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되는 칼륨이 풍부하기 때문에 저염식을 해야 하는 복수에 좋고 혈압관리가 되어 정맥류에 좋다.
그렇다고 바나나를 너무 많이 먹으면 고칼륨 혈증 위험으로 이뇨제 복용 중인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식품이 좋다 하여 하나의 음식에 집중하면 안 되고 골고루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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