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와 삽살개보다 더 오래전부터 우리 한국인과 오랜 시간 함께 한 토종견 '동경이'
우리 한국인과 가장 많이 닮아 있는 '동경이'는 꼬리가 짧거나 없는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견종이다.
대부분의 강아지를 보면 꼬리를 가지고 있다. 꼬리는 의사소통의 도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간혹 꼬리가 짧거나 없는 견종을 본 적 있을 것이다. 그것은 미용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꼬리를 짧게 자른 것이다.
웰시코기와 푸들이 대표적인 예다.
이렇게 어렸을 때 꼬리를 자르는 것을 단미라고 한다.
예전에도 단미(단이)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주로 사냥견이나 양치기 견에 시행했는데 사냥견은 사냥할 때 꼬리가 방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고 양치기 견은 양에게 꼬리를 밝히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단미는 로마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위생이나 안전을 위해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위생이나 안전과 거리가 먼 오로지 미용의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것은 여러가지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한국의 토종견 동경이는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원래 선천적으로 꼬리가 짧거나 없는 견종이다.
그런데 왜 우리 한반도에서 동경이를 찾아보기 힘든 것일까?
동경이에 대한 이야기는 1926년 경주에서 출토된 삼국시대로 추정되는 신라의 토우에서 시작된다.
발견된 토우는 신라인들과 동물의 모습을 알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였다.
피리를 부는 사람, 노래를 하는 사람, 음주가무를 하는 사람 그리고 사슴, 토끼, 표범, 망둥어, 잉어, 원숭이, 코끼리, 개미핥기 등이 있었고 그중에서도 특이한 점은 44종류의 개 토우가 발견되었는데 70%는 꼬리가 없거나 짧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옛 문헌 어디에도 개의 꼬리를 미용 목적이나 어떠한 목적으로 단미를 했다는 설이나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꼬리가 퇴화되고 짧아진 개의 종은 희귀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한국의 토종견이 꼬리가 없는 종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발견된 토우들은 경주국립박물관에 전시된 채 수십 년의 시간이 흘렀는데 박물관을 방문한 한 사람이 이 토우들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된다.
그는 토우의 개가 꼬리 짧은 개라 전해져 내려오는 종이 신라의 토종견이었다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그는 한국의 역사서를 다시 찾아보기 시작했고 '삼국사기'에 '야생 노루 모양의 개가 있다'라는 꼬리 짧은 개의 최초 기록을 찾게 된다.
그리고 꼬리 짧은 개의 이름을 처음으로 기록해 놓은 '동경잡기'가 있었다. 이 기록에 의하면 꼬리 짧은 개의 이름은 '동경구'였다.
이 외에도 많은 문헌에서 동경이의 외모와 특징을 기록하고 있다.
동경은 신라의 수도인 경주의 옛 이름이다. 자연스럽게 '동경구'라는 이름은 옛 수도의 이름에서 따온 것을 알 수 있다.
동경이는 댕댕이, 댕견으로도 불렸으며 선천적으로 꼬리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외모는 진돗개와 매우 비슷하며 크기는 조금 작은 편이었다. 유전적으로도 진돗개와 가장 가까우며 삽살개와 풍산개 순으로 비슷하다.
동경이는 꼬리가 짧은 견종으로 우리 한국의 가장 오래된 토종견인것이다.
출토된 토기 뚜껑에는 맷돼지와 대치중인 동경이를 볼 수 있다. 아마 동경이는 사냥개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동경이를 발견한 그 사람은 바로 동국대 '최석규' 교수였다.
최교수는 동경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순수하게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라진 동경이를 찾기 시작해 꼬리 짧은 개 70여 마리를 경주에서 찾았지만 이미 외래종과 많이 혼합된 모습이었다.
한국의 가장 오래 된 토종견 '동경이' 어쩌다가 70여 마리만 남아 있게 된 것일까?
여기에는 슬픈 역사가 있었다.
역사를 살펴보면 일본식민지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1940년 3월 8일 일제강점기 시절에 한국과 일본은 같다는 '문화통치'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은 이때 갑자기 뜬금없이 한국의 진돗개와 풍산개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한다.
일본에서 주장했던 것은 조선인들의 진돗개가 일본의 기슈견이랑 비슷하니 천연기념물로 하면 내선일체의 본보기로 쓸 수도 있을 것이고 나머지 족보 없는 개들은 마음 놓고 잡아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진돗개와 풍산개는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다른 견종은 일본인들에게 무참히 죽음을 당하게 된다.
일명 '야견박살령'
이때 가장 많은 피해를 당한 견종이 '삽살개'와 '동경이'였다. 삽살개는 큰 덩치와 수북한 털 때문에 일본인들의 옷과 고기가 되었다. 그런데 동경이는 일본인들의 미움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에게도 미움을 받았다.
동경이를 장애가 있는 견종으로 인식시켰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이 그렇게 동경이를 미워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반전 스토리가 있다.
일본인들은 미신이나 영물들을 엄청나게 맹신하기 때문에 틈 날 때마다 신사 참배를 한다. 이러한 신사 입구에는 신사를 수호하는 '코마이누'라는 개 모양의 석상이 있다.
일본은 개항하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문물을 받아왔었다. 그 중에는 개도 있었다고 한다.
한국의 '삼국사기'와 일본의 '일본서기'의 기록에는 '고구려에서 일본으로 훌륭한 개 3마리를 보냈다'라는 기록을 볼 수 있다.
'코마이누'라는 이름은 '고려개'라는 뜻이다. 그리고 바로 그 개가 '동경이'였다.
일본인들은 이러한 개가 얼마나 훌륭했는지 신사를 지키는 영물로 만든 것이었다.
'코마이누'(위키백과)
https://namu.wiki/w/%EC%BD%94%EB%A7%88%EC%9D%B4%EB%88%84
일본인들은 자신의 신사를 지키고 있는 영물이 한국의 개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지만 그 증거는 차고 넘쳤다.
특히 동경이를 볼 때마다 화가 났을 것이다.
일본인들은 동경이를 학살하기 시작했으며 한국인들에게는 동경이는 꼬리가 없는 장애가 있는 모자란 개라고 인식을 심었다.
그렇게 동경이는 일본인들의 미움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에게도 미움을 받았으며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이다.
1930년대 울산학성관 종루 앞에서 찍힌 사진 한 장을 남기고 동경이는 자취를 감추게 된다.
아~ 진짜 슬픈 역사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동경아
동경이는 온순하지만 민첩하고 유연했으며 사람을 아주 좋아하고 잘 따랐다고 한다.
우리 한국인들과 가장 오랫동안 함께 해 온 토종견이었으며 가장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고 한다.
순하지만 때로는 용맹함도 있어서 멧돼지와 싸움을 하기도 한다.
다행히 동경이는 최교수에 의해 발견된 뒤 2000년대 중반부터 순수 혈통 보존 작업을 진행했으며 2018년에는 487마리로 불어나 고향인 경주를 벗어나 외부 지역으로 분양을 시작했다.
가장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한 동경이는 진돗개, 풍산개, 삽살개 다음 4번째로 가장 늦게 2010년에 한국의 토종견으로 공인받았다.
늦었지만 정말 잘된 일이고 다행이다.
고생 많았어 동경아... 앞으로 우리와 함께 행복하자.
'Nature and Peop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슈퍼푸드 모링가 효능(해독, 항염, 항암 등) / 만성염증 자가진단 / 당독소 자가진단 (0) | 2022.06.27 |
---|---|
우울증 초기증상(전조증상) / 내 몸이 보내는 신호는? /자가 진단 테스트 (0) | 2022.06.26 |
폐암 초기증상(전조증상) / 폐암의 발병원인과 비흡연자 폐암 사례 (0) | 2022.06.13 |
대장암 초기증상(전조증상) 자가진단 방법(혈변, 설사, 변비, 복통 등), 용종과 선종의 차이점 (0) | 2022.06.11 |
크론병이란? 원인과 증상, 치료법과 완치는? 크론병에 좋은 음식은? (0) | 2022.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