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영국의 10대 아이들이 불렸지만 익히지 않았던 생강낭콩을 먹은 9명 전원이 한 시간 반 만에 심한 설사와 구토 증세를 보였다. 그중에 1명은 강낭콩을 고작 4알밖에 먹지 않았다.
쥐 사료에 강낭콩을 1%만 섭취하도록 해도 쥐가 2주 만에 죽었을 정도로 생강낭콩의 독성은 위험했다. 이 당시 영국은 생강낭콩을 익혀서 먹지 않는 것에 대하여 경고까지 했다.
강낭콩(Red Kidney Bean)에 있는 독소
강낭콩에는 '피토헤마글루티닌(phytohemagglutinin)'이라는 강력한 렉틴 독소가 들어있다.
이 물질이 강낭콩 중 특히 생강낭콩과 덜 익힌 강낭콩에서 아주 높은 농도로 발견된다.
피토헤마글루티닌(Phytohemagglutinin)은 렉틴 단백질의 일종으로 주로 강낭콩(특히 붉은 강낭콩, red kidney bean)에 풍부하다.
포유류의 혈구를 응집하고 세포막을 통한 단백질의 소송에 영향을 준다. 소량만 섭취해도 심각한 중독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렉틴(lectin)이란 무엇인가?
렉틴은 원래 자연계에 흔히 존재하는 단백질이고, 조리 과정을 거치면 대부분 문제없다.
하지만 특정 상황(생식, 민감 체질, 소화기관 손상 등)에서는 장을 손상시키거나, 면역 이상을 유발해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렉틴(lectin)은 특정 탄수화물(당) 분자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비효소성 단백질이다.
자연계에 널리 존재하며, 식물, 동물, 균류, 세균 등 다양한 생명체가 렉틴을 가진다.
주요 기능은 세포 간의 신호 전달, 세포-세포 부착, 면역계 조절 등이다. 생물학적으로는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당사슬을 인식해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식물, 그중에서도 콩, 밀, 토마토, 감자, 땅콩, 렌틸콩 같은 씨앗류나 과일에 많다.
식물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렉틴을 발달시켰다고 여겨진다.
렉틴은 소화기관을 방해하거나 섭취자의 몸에 독성 반응을 일으켜 식물의 생존에 유리한 효과를 낸다.
하지만 모든 식물의 렉틴이 강력한 독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토마토나 오이 등은 생으로 먹어도 병원에 실려가지 않듯이 독소의 양과 작용이 다르다.
렉틴은 대부분 조리(가열) 과정에서 변성되어 무해해진다. 그러나 제대로 조리되지 않은 경우 또는 특정 민감성 체질을 가진 경우, 렉틴이 인체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렉틴이 유발할 수 있는 질병 및 문제
1. 장 누수(leaky gut)
렉틴은 소장 점막의 세포 간 결합을 약화시킬 수 있다. 그 결과 장벽이 느슨해져,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독소, 미생물이 혈액으로 침투하는 '장 누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장 누수는 염증성 질환, 자가면역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2. 자가면역 질환
장벽이 손상되면서 면역계가 과잉 반응을 일으키고, 체내 자신의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반응이 촉발될 수 있다.
대표적 질환으로는 류머티스 관절염, 제1형 당뇨병, 루푸스, 다발성 경화증(MS) 등이 있다.
일부 이론은 렉틴이 특정 기관(예: 췌장, 갑상선) 표적세포에 달라붙어 직접 면역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
3. 소화 장애
미처 소화되지 않은 렉틴은 장내에서 발효되며 가스, 복통, 설사, 팽만감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과민성 대장증후군(IBS) 환자에게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4. 영양소 흡수 방해
일부 렉틴은 소장 점막에 결합해 영양소(특히 철분, 아연, 칼슘 등)의 흡수를 방해한다.
장기적으로는 영양 결핍을 초래할 수 있다.
5. 식중독 유사 증상
생콩이나 덜 익힌 강낭콩(red kidney bean)에는 '피토헤마글루티닌(phytohemagglutinin)'이라는 강력한 렉틴이 많다. 이를 충분히 가열하지 않고 먹으면 구토, 설사, 복통 같은 급성 식중독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100℃ 이상에서 10분 이상 끓이면 대부분의 렉틴이 파괴된다.
6. 비만 및 대사증후군 연관성
일부 연구자들은 렉틴이 인슐린 수용체 등에 영향을 주어 대사 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 부분은 아직 확정된 과학적 합의가 없고 논쟁 중이다.
7. 신경퇴행성 질환과의 연관성
렉틴은 장점막을 손상시키고,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데 장 누수(leaky gut)가 생기면 염증성 신호물질(cytokine)이나 세균성 독소(LPS, endotoxin)가 혈류에 퍼진다.
이 신호들이 미주신경을 자극하고, 뇌의 염증(microglial activation)을 촉진할 수 있다.
만성 염증 유발 → 미주신경 활성 변화 → 뇌염증
이 과정은 우울증, 불안장애,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과 연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 렉틴(high-lectin) 식품
1. 콩류, 콩가공품
강낭콩, 렌틸콩, 병아리콩, 검정콩, 완두콩과 두부, 두유, 에다마메 등도 포함된다
2. 곡물
밀, 보리, 귀리, 호밀 등 글루텐 함유 곡물과 쌀(특히 현미), 퀴노아, 옥수수도 렉틴이 많다
3. 가지과(Solanaceae) 채소
토마토, 가지, 고추, 감자에 렉틴이 많으며 특히 씨앗이나 껍질에 렉틴이 많다
4. 견과류와 씨앗
땅콩, 캐슈너트 등의 견과류와 일부 씨앗(예: 해바라기씨)도 렉틴 함량이 높다
5. 유제품
A1 카제인 단백질을 포함하는 일반 우유
6. 과일
잘 익지 않은 과일에는 렉틴이 많을 수 있다.
제철이 아닌 과일은 피하는 것을 권장한다
렉틴 줄이는 조리 방법
- 압력솥 사용: 콩이나 곡물을 압력솥에 요리하면 렉틴이 거의 완전히 파괴된다
- 껍질과 씨 제거: 가지과 채소는 껍질과 씨를 제거하면 렉틴 함량이 크게 줄어든다
- 발효: 발효 과정은 렉틴을 분해할 수 있다 (예: 템페, 사워도우)
- 삶기 및 장시간 조리: 끓이거나 오랜 시간 요리하면 렉틴이 분해된다
"모든 렉틴이 나쁜 것은 아니다"
일부 렉틴은 오히려 면역 기능을 강화하거나 암세포를 억제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렉틴은 생체 내에서 세포의 정상적 상호작용에 필수적인 역할도 한다.
문제는 과량 섭취하거나, 장 손상이 있는 사람에게 렉틴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때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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