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한켠에 늘 놓여 있고, 냉장고 선반에 당연하다는 듯 자리 잡은 작은 병 하나. 빨간 뚜껑을 가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간장. 바로 기꼬만(KIKKOMAN)이다. 이 브랜드가 단순한 간장 제조사가 아니라 불멸의 브랜드, 그리고 산업 디자인의 상징으로 자리잡기까지는 긴 시간과 기묘한 역사가 있었다. 혀끝에서 시작되는 기묘한 감칠맛의 구조기꼬만 간장을 한 방울 손가락에 떨어뜨려 혀끝에 대보면, 흔한 간장의 단순한 짠맛과는 전혀 다른 감각이 밀려온다. 처음에는 예리하게 들어오지만, 어느 순간 짠맛이 침과 섞이며 풀리고, 그 자리를 농밀한 단맛과 감칠맛이 채운다. 삼키고 난 뒤에는 구운 양파나 살짝 탄 빵 테두리 같은 뉘앙스가 기묘하게 남는다. 그저 콩과 밀, 소금으로 만든 간장인데 왜 이런 복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