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ious Story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 "스타틴" 부작용의 논란과 진실은?

docall 2025. 11. 30. 14:11


전 세계 의사들이 가장 많이 처방하는 약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스타틴(statins)이다.

하지만 이렇게 널리 사용되는 약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틴을 둘러싼 오해와 걱정은 여전히 많다. 

심지어 반대론을 제기하는 의사들도 있어, 환자들이 혼란을 겪는 경우도 흔하다.

스타틴에 관한 논란이 왜 생겼을까?

실제 데이터는 무엇을 말할까?  

오해가 어떻게 확신으로 굳어질까?

 

 


확증 편향이 의학적 판단을 가릴 때


한번 잘못된 믿음이 자리 잡으면, 그 이후엔 어떤 정보도 그 믿음을 흔들지 못한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 부른다.

건강 정보도 마찬가지다.

스타틴은 “독하다”, “근육을 녹인다”, “당뇨를 만든다” 같은 이야기가 여러 채널에서 반복되며 ‘사실처럼’ 굳어지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데이터로 설명해도 믿지 않고, 오히려 설명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되는 일도 있다.

하지만 의학은 개인의 느낌이 아니라 연구 결과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스타틴은 어떤 약인가?


스타틴은 LDL 콜레스테롤(소위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가장 강력한 약이다. 

작용 방식은 다음과 같다.

- 혈관 속 기름(콜레스테롤) 감소
- 혈관 염증 완화

즉, 혈관 청소와 혈관 진정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많은 사람이 “기름진 음식만 줄이면 되지 않느냐”고 묻지만, 실제 LDL의 약 80%는 간에서 합성된다.

식사로 조절되는 비율은 20% 내외에 불과하기 때문에,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스타틴은 치료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왜 논란이 생겼을까?

인터넷에는 스타틴에 대해 다양한 주장들이 떠돈다.

대표적인 것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 근육이 녹는다
- 치매가 온다
- 당뇨가 생긴다
- 간이 나빠진다
- 혈관이 약해진다
- 잇몸뼈가 녹는다
- 콩팥이 상한다
- 정력이 떨어진다
- 암 위험이 높아진다

이 중 상당수는 근거가 없거나 과장된 주장이다.

그럼 각각의 핵심 논란을 짚어보겠다.

 

1. “스타틴 먹으면 근육이 녹는다”?

스타틴의 부작용 중 ‘근육통’이나 ‘근육 효소 상승’이 언급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발생 확률이 극도로 낮다는 점이다.

실제 근육 손상 발생률은 0.0x% 수준이다.

임상현장에서 발견되는 빈도 역시 거의 없다.

오히려 플라시보 효과(혹은 노시보 효과) 때문에 약에 대한 두려움이 실제 통증 느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약을 중단해도 통증이 계속되면 그건 약 때문이 아니다”

이런 케이스가 상당히 많다.

 

 

2. “치매 위험이 올라간다”?

이 가설은 “뇌는 지방으로 구성돼 있으니 콜레스테롤을 너무 낮추면 뇌 기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직관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대규모 연구와 메타분석 결과는 모두 일관되게 말한다.

- 스타틴과 치매는 관련 없다.
- 심지어 어떤 연구에서는 오히려 치매 위험을 줄였다는 결과도 존재한다.

현재까지의 모든 데이터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3. “스타틴 먹으면 당뇨 생긴다?”

이 부분은 가장 많이 오해되는 주제다.

결론부터 말하면,

- 스타틴을 복용한다고 해서 당뇨가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 이미 당뇨 위험이 큰 사람이 “당뇨가 조금 더 일찍 발현될 수 있다”는 정도다.

의사들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임상에서 스타틴을 수년간 처방해온 경험상, 스타틴 때문에 당뇨 환자가 된 사례는 거의 목격되지 않는다.

혈액검사에서 당화혈색소가 0.1~0.2 올라가는 변화는 평소 식습관이나 생활 패턴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범위다.

 

결국 중요한 건 “근거 수준”

의학 연구는 근거 수준(hierarchy of evidence)에 따라 신뢰도가 분류된다.

- 최상위 :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 장기간 추적

- 최하위 : 개인 경험담, 느낌, 특정 의사의 주장

스타틴을 둘러싼 통계와 결론은 모두 최상위급·대규모 연구에 기반한다.

반면, 부작용을 주장하는 영상이나 글의 대부분은 개인의 경험 또는 과장된 해석이다.

 

 

 

현재 기준에서 가장 확실한 결론은?

2023년까지의 누적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 스타틴은 혈관 건강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검증된 약이다.

- 치명적 부작용은 극히 드물다.

- 논란 대부분은 오해이거나 확증 편향에 의해 과장된 것이다.

- 향후 100년 뒤에는 새로운 연구가 더 나올 수 있지만, 현시점의 의학적 결론은 명확하다.


“혈관 질환 예방에 가장 좋은 약은 스타틴이다.”

이 결론은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축적된 높은 수준의 근거가 반복해서 확인해온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