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으로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약이 5~6개로 늘어나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처방
약이 약을 부르는 연쇄적인 처방
이것을 처방 연쇄라고 한다.
◈ 처방 연쇄(Prescription cascade) 예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진통제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이다.
NSAID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기저질환이 있거나 연세가 많은 사람은 주의해야 되는 약이다.
NSAID는 혈압을 잘 올린다.
어떤 관절염 환자가 A병원에서 NSAID를 처방받아서 먹다 보니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환자는 평소와 다르게 혈압이 높아 다른 병원에 가서 혈압약을 처방받게 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혈압약 중에 칼슘채널차단제(CCB)가 있다.
이 약을 처방받으면 드물게 발목 부분이 붓는 경우가 있다.
환자는 부종으로 오해하고 또 다른 병원에 가서 이뇨제를 처방받는다.
이뇨제는 소변으로 수분을 빼내는 작용을 하게 되는데 일부는 요산을 높여 통풍을 잘 생기게 한다.
환자는 통풍이 생겨 발이 퉁퉁 붓고 통증으로 고생하게 된다. 그래서 다른 병원에 가서 통풍 조절 약을 처방받아먹게 된다. 그런데 이 약을 먹은 환자는 간수치가 나빠지게 되어 간을 보호하는 약(우루사 등)을 먹는다.
이렇게 관절염으로 시작한 환자는 순식간에 약이 5~6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처방 연쇄이다.
약의 부작용이 부작용을 계속 야기하게 된다.
예시로 이야기했지만 실제로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첫 번째 고리에서 약을 처방하는 의사나 처방을 받는 환자가 한 번만이라도 NSAID 처방에 대하여 물어보거나 이야기를 했다면 연쇄적으로 다른 약을 처방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처방 연쇄를 잘 일으키는 약이 있다.
따로 놓고 보면 매우 좋은 약인데 처방 연쇄가 되면 무서운 약이 된다.
이런 약을 "잠재적 노인부적절 약물"이라고 하며 PIM(Potentially Inappropriate Medication)이라고 부른다.
PIM은 전 세계적으로 가이드라인이 매우 잘 되어 있다.
잠재적 노인부적절 약물이 절대로 쓰면 안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연세가 많거나 쇠약한 고령의 노인에게는 주의해야 되는 약이다.
◈ 잠재적 노인부적절 약물 TOP3
우리나라에서는 1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2위 위산억제제(PPI), 3위 항불안제&수면제(벤조디아제핀, 알프라졸람, 로라제팜 등)가 있다.
▶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는 콩팥 기능을 약화시키고 부종과 혈압을 상승시킨다. 그리고 심장이 안 좋은 사람에게는 심장 기능을 나빠지게 한다. 가장 안 좋은 점은 위장관 출혈이 잘 생긴다는 것이다.
단기간 사용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장기간 사용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위산억제제(PPI)는 약방의 감초처럼 처방약에 많이 사용될 정도로 좋은 약이다. 그러다 보니 여러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으면 중복되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PPI는 8주 이상 장기복용하면 씨디피실(C.difficile)이라는 균에 감염되어 설사가 잘 생기고 골감소증과 골절이 잘 생긴다. 장기간 PPI 사용만으로도 노인들의 사망률과 병원입원율이 1.5배 올라간다. 여러 처방약을 복용한다면 PPI가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 항불안제&수면제(벤조디아제핀)는 마약류처럼 관리를 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마약사범들이 처음 접한 약이 바로 벤조디아제핀이다. 잠을 잘 못 자거나 살을 빼고 싶어 하는 환자들의 요구에 병의원에서는 너무나 쉽게 처방하는 약이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벤조디아제핀을 장기간 사용하면 인지기능 저하, 몽롱한 어지럼증, 낙상의 위험이 높아진다. 게다가 중독성이 강해 나중에는 약 없이 잠을 자지 못하게 된다.
벤조디아제핀은 의존도가 높아 실제 장기복용하고 있는 환자가 많다.
OECD 데이터를 보면 우리나라가 벤조디아제핀 사용량이 세계 1등이다.
인구 1,000명당 112명이 복용하고 있다.
애초에 시작을 안 하면 가장 좋지만 어쩔 수 없이 처방받아서 복용하게 되면 중단하기 정말 힘들다.
벤조디아제핀의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의사와 환자가 서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 세 가지 약은 잘 사용하면 정말 좋은 약들이다.
장기 복용하는 경우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체크해봐야 한다.
부작용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약을 잠시 중단해 보는 것도 좋다.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앱으로 체크해 볼 수 있으니 설치하고 하나씩 체크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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